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계획과 환경디자인이 분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둘은 상호 보완적 관계로, 도시의 구조와 기능을 결정짓는 동시에 도시의 생태적 안정성과 미적 완성도를 책임집니다. 본 글에서는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실현된 도시계획과 환경디자인의 융합 전략을 중심으로, 지속가능도시 실현을 위한 설계원칙과 규제의 중요성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지속가능도시를 위한 통합 설계
**지속가능한 도시(Sustainable City)**란 환경적 부담을 줄이고, 사회적 형평성과 경제적 지속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시를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 도시계획 단계부터 환경 요소를 설계에 통합해야 하며, 대표적인 예가 스톡홀름의 하마르비 시스타드입니다. 이 지구는 단지 단위의 계획이 아니라 도시 전체 순환 구조를 고려한 계획으로, 폐수를 정화해 재사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며, 자연광을 극대화한 건물 배치가 특징입니다.
코펜하겐 역시 2025년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자전거 인프라와 고효율 건축물을 도시계획 안에 통합하고 있으며, 공공 공간 설계에서도 녹지와 생태 흐름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이들 도시는 ‘기능+환경+디자인’의 삼박자 전략을 도시계획의 핵심 원칙으로 설정하고, 계획 단계부터 전담 부서를 통해 이를 구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통합 전략은 단순한 친환경적 ‘시설’이 아닌, 도시 자체가 하나의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되도록 만들어주며, 기후변화 시대의 도시계획에서 필수적인 접근입니다.
친환경설계 요소의 도시 반영
환경디자인은 더 이상 미적인 요소를 넘어서, 도시 생태계의 회복력과 건강성 유지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도시계획에서는 건축물과 인프라 설계에 다음과 같은 친환경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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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건축(Green Building): 고효율 단열재, 자연 채광, 빗물 재활용, 태양광 발전 등이 기본 설계 요소로 포함됩니다. 예: 싱가포르의 '마리나 원' 건물은 수직 정원과 자연 환기 시스템으로 에너지 소비를 대폭 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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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인프라(Green Infrastructure): 도로변 빗물 정원, 투수성 포장재, 도시 내 생물서식지 복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도시열섬 완화, 침수 예방, 생태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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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친화 공간: 환경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도록, 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녹지, 쉼터, 커뮤니티 정원이 도시계획 내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설계 요소는 각기 다른 도시계획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디자인을 통해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도시의 질적 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개발규제를 통한 장기적 환경관리
도시계획과 환경디자인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 즉 개발 규제가 함께 가야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바우그루펜(Baugruppen)’ 제도가 있습니다. 이는 공동체 기반의 자율 건축 시스템으로, 개발 밀도, 에너지 효율, 건축 재료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적용되며, 도시계획 차원에서 지원을 받습니다.
밴쿠버는 ‘녹색 건축 의무화 조례’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LEED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그린 루프, 빗물 재활용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규제는 제약이 아닌, 도시의 질을 높이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쿄는 ‘환경부하 저감지침’을 통해 대규모 개발 시 에너지 사용량, 열섬지수, 대기질 영향을 평가하고, 이를 기준에 맞게 줄여야 개발을 승인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개발자와 공공이 협력하여 도시환경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우리 도시도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디자인을 보장하는 규제틀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이는 일관된 도시정책 실행의 핵심이 됩니다.
결론: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설계로 나아가야
도시계획과 환경디자인은 별개의 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되어야 할 전략적 요소입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는 기획에서 설계, 실행, 유지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그 중심에 환경을 두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도시설계는 기능성과 아름다움, 환경성과 지속성을 모두 아우르는 융합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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